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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뒤늦게 만난 나의 길


프롤로그... 나에게 지금 가장 커다란 문제.

 

수능이 끝나고 갑작스럽게 나를 찾아온 것은 방대한 시간이었어.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지. 처음엔 이것저것 한 것도 같은데 지금에 와서는 거의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다. 아 심심해.

너희들이 짐작하다시피 나에게 닥친 가장 커다란 문제란 그것이다. 그것. 나는 지금 아~주 아주 무료하다는 것이지. 학교 다닐 적에 그렇게 재밌었던 게임도, 질려서 못하겠고. 친구들이 하는 알바는, 구하기 힘들고. 또 귀찮고. 친구들이랑 놀자니. 돈도 없고. ………

 

내가 잉여 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뭐 사실이 그렇지만 말이지. 며칠 전 까지 최고의 친구가 되어주던 컴퓨터와 온라인세계는 이젠 질렸다. 뭔가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 뭔가 아주 신선하고 새로운 자극이!

 

나는 나를 말려 죽일 것 같은 무료함을 없애기 위하여 이미 어제도 사용한 아주 힘 빠지는 자기 위로를 하기위하여 동영상 자료를 찾는 중이었지. 그러다 아까 까지 강조하던 ‘새로운 자극’이라는 것이 기억났지. 그래서 나는 한 변태 친구에게 연락을 했어. 이름은 김용욱. 이 녀석에게 웹 하드 아이디를 빌려달라고 했지. 야동 좀 보자면서. 뭐 한참을 어떤 게 좋다 어떤 게 재밌다 소리를 듣긴 했지만 일단 얻는데 성공했지. 이 녀석은 야한 거라면 남한테 퍼주질 못해서 안달이란 말이지. 예전엔 중학교 때 학교 TV로 그런 영상들을 틀어 준적도 있었고 말이지.

그 땐 참... 여린 마음의 소유자였던 나로서는 …… 흥분되는 일이었지. 나도 남자라서 말이지.

 

기각하고 내가 이 녀석의 웹 하드를 빌린 것은 이 녀석이 보는 종류의 야동들이 신선한 충격이라며 요란 떨던 같은 반 아이들이 생각나서였어. 나도 그 신세계라는 것을 체험해 보기 위해서였지. 그 녀석 아이디로 접속한 다음 내가 받은 자료에 들어갔지. 혹시 남자 둘이 껴안고 있는 충격적이고 엿 같은 장면을 보게 되는 건 아닐까 작은 불안에 떨었지. 아무리 새로운 자극이라고 하지만 그 곳의 세계에는 한번 발을 들이면 나가지 못한다는 전설이 있기 때문에 말이야. 난 노멀로 있고 싶거든.

 

설레이는 이 마음은 뭘~까?

 

하지만 그곳에서 내가 본 것은 그냥 기획물이었지. 내용은 옆집에 이사 온 여자를 보고 발정한 남자가 몰래 을 매기고 강to the간을 하는 내용이었어.

 

……뭐, 뭐지? 이 가슴 깊은 곳에서 떠오르는 열정은? 그 동영상 자료를 본 순간 내 머릿속은 백짓장이 되어 버린 것 같았지. 나는 꿈을 찾은 청춘처럼 짜릿한 감동을 받게 되었어. 그래 바로 이거다! 이거야 말로 내가 걸어야할 길이다! 란 생각이 들었지. 아, 물론 내 말은 단지 나를 위로해줄 동영상으로 제격이란 말이야. 그 기획물은 동영상 자료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빨리 감기 하지 않고 그대로 보는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되어 주었거든.

혹시 너희들 중에서도 메인부분만 잘라서 보는 녀석들이 있다면 충고하나 하지.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동영상은… 정말이지 감동이 2배다. 꼭 봐라.

 

하여튼 나는 나의 성벽에 딱 알맞은 내용을 찾고 나서 닥치는 대로 그것들에 관한 자료들을 찾기 시작했어. ‘최음제’, ‘약 먹이고’, ‘자는’, ‘잠자는’, ‘몰래’ 등등의 키워드는 내가 주로 검색하는 단어들이 되었지. 그렇게 한참 여자가 잠든 사이 즐기는 쾌락을 알아가고 있을 때였어.

 

나에게 …… 천사가 내려왔지.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옆집으로 이사 온 사람인데요. 떡 좀 돌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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